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答.

결 글래스레드 2022. 9. 17. 03:29

"...사실은, 정말 사실은"

"당신을 사랑하고 있었어요"

...날 좋아해? 정말로? 말도 안되는 일이다. 평생 미움이나 받으며 살아왔을 정도로 성격이 좋지 않았는데, 바뀐 척 하면 이렇게나 쉽게 사랑받는다니. 정말 말도 안되고 짜증나는, 나로서는 절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었다.

네가 이러면 안되지, 그냥 재미를 위해 잠깐 만나는 척 했던 사이일 뿐인데 갑자기 내가 좋다느니 곤란하다고. 그놈의 사랑때문에 구원자 타령이나 한 나한테 사랑이라니, 그것도 연애감정의 사랑. 대체 무슨 희망을 가졌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야?

아, 웃겨라. 거절당했을 때 슬퍼할 것쯤은 당연히 알고있었지만 정말 놀랍게도 지금의 내가 느낀 여러가지의 감정중 사랑은 없었다. 당황스러움과 웃김이 너무 큰 탓일까. 진지하게 말하고 있음에도 전혀 기쁘거나 설레지 않았다.

그래, 나는 원래 태어날때부터 쭉 이런 존재였다. 사랑같은 거 할 줄 모르고 미움받을 짓이나 골라서 하는 멍청한 아카츠키 세나. 사람이 완전히 바뀌면 죽을 때가 된 거라는 말이 있다지? 태어날때부터 꽃말 닮은 인생을 살아올 운명이었는데 내가 어떻게 네 고백을 받을 수 있을까.

솔직히 미안하기보단 싫은게 더 크지만. 이미 마음속에 사랑하는 화인이 있는데 어떻게 다른 화인을 사랑할 수 있겠어? 그러면 내가 쓰레기가 되는 거니까.

난 항상 더 뒤의 일은 신경 쓰지 않았다, 당장 내 앞에 놓인 상황을 해결하는게 우선이었다. 그렇기에 너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또한 슬프지만 너무나도 당연한, 그런 것이었다. 내가 설마 이런 고백을 받아줄만한 화인일거라고 생각한 건 아닐테니 첫 연애는 몰라도 첫 거절정도는 나쁘지 않지.

"...난 싫은데. 미안하게 됐다?"